영화 <해적 - 도깨비 깃발> 리뷰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주연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을 보고 왔다. 일본 애니 원피스를 보고 자란 세대라 그런지 꿀잼이었다. 원피스 실사판인 느낌이었다. 보물을 찾아 헤매는 이들을 그린 이야기다. 스토리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완급조절을 잘한 것 같다. 스토리의 무거움은 까메오처럼 등장한 권상우가 맡았고, 가벼움은 이광수가 하드캐리했다. 강하늘은 평상시엔 가볍게, 회상 장면에서는 무겁게 등장해 균형을 잘 맞췄다. 그냥 덮어놓고 보물만 찾는 건 아니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때, 국가적 혼란을 틈타 국고를 털어 도망간 이들이 숨겨둔 보물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스포시작!
영화 해적에 최영 장군의 명언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를 응용한 장면이 나온다. 조선 개국공신 열두 명의 목을 잘라 창에 매달아 둥글게 세운 매우 상징적인 장면도 충격이었다. 번개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창을 세워 열두 개의 창에는 쉴새없이 벼락이 내리친다. 죽은 사람 머리를 베어 창에 매달아놓은 것도 모자라 그 창에 영원히 번개가 내리치게 하는 발상을 하다니 너무 끔찍하고 소름끼쳤다. 그리고 최영 장군의 창 밑에만 진짜 보물지도가 있었고 나머지 열한 개의 창은 함정이었는데 황금이 묻혀있을 줄 알았던 최영 장군의 창 아래를 파보니 온통 돌뿐이었다. 그래서 권상우 일당들은 "뭐야, 다 돌이잖아!!"라고 하지만, 알고보니 그안에 진짜 보물의 위치를 표시한 도깨비 가면이 들어있었다.
스포끝!
한효주와 채수빈은 연기 변신을 위해 영화 해적을 선택한 것 같다. 두 배우 모두 청초한 기존 이미지를 내던지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다. 한효주는 카리스마 있는 해적단 단주로, 채수빈은 앙큼함 도둑고양이로 변신한다. 아쉬운 점은 한효주의 아이라인이다. 해적이다보니 바닷물을 뒤집어쓸 때가 많은데, 그렇게 수시로 소금물 세례를 받으면 강한 워터프루프 화장도 결국 지워진다. 그래서 중간에 아이라인이 반쯤 지워진 장면이 나와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한효주에게 이미 각인된 청순가련한 이미지를 바꾸는 게 쉽지 않은데, 책임감 있는 해적단 대장 이미지를 잘 연기했다. 다음 작품에는 두꺼운 아이라인 없이도 연기력 하나로 카리스마 뿜뿜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영화 암살의 전지현처럼, 생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날이 오면 좋겠다.
이광수는 예능 런닝맨과 완전히 일치하는 캐릭터로 서로 다른 두 세계관을 일치시켜 쾌감을 준다. 이광수는 허술하고 엉뚱한 성격의 해적단 막내다. 그러다 보물이 숨겨진 번개섬에 가는 길을 아는 유일한 사람임을 알게 되자 갑자기 해적왕이 되고 싶다며 똥고집을 부려 단주 해랑(한효주) 대신 단주가 되지만, 위기가 닥치자 아직 책임감이 부족한 막내의 면모를 보여주며 웃음을 준다. 이광수는 본업이 모델이지만 특유의 재밌는 캐릭터로 코믹 연기를 맡은 기존 조연 배우들을 위협할 수준의 재미를 준다.
강하늘은 단단하고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영화 해적을 전반적으로 떠받쳐준다. 권상우, 한효주, 이광수 모두 꽤 오래된 연기자들이지만 연기력은 강하늘이 최고인 것 같다. 강하늘은 영화 초반에는 누군지 못알아볼 정도로 나온다. 그러다 아 강하늘이구나 알게 된다. 자칭 고려제일검인 우무치(강하늘)는, 실제 고려 장수가 맞다. 우무치는 평소엔 장난끼 많지만 본래는 강하고 책임감 있는 진중한 장수라는 걸 직속 부하(김성오)만 알고 있다. 김성오는 강하늘과 함께 완전한 해적으로 분장한다. 검게 탄 피부와 거친 수염, 강렬한 눈빛은 해적단 단주를 해도 될 정도다. 분장 진짜 잘했는데 많이 안나와서 아쉽다.
총평! 영화 해적 도깨비깃발은 주말에 영화관에서 보기 좋은 작품이다. 커다란 스크린과 빵빵한 스피커로 거친 바다를 탐험하는 해적의 기분을 잠시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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