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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의_/일상

우울하고 무기력한 이유

by 티라 2021.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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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


요즘 별다른 불행한 사건도 없는데 자꾸 우울하고 무기력한 기분이 든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려고 해봐도, 자꾸 찾아오는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극복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기싫고 의욕이 없다. 그러고보니 내 하루는 내가 하기 싫은 일들로 대부분 채워져있다. 출근, 운동, 집안일... 이렇게 하루하루 억지로 살아가니 당연히 무기력증이 점점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질 못한다. 그렇다고 출근, 운동, 집안일을 안할 수도 없다. 내 생존을 위해 당장 필요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운동하기 싫다고 몇년 간 안하다가 몸이 작살남) 그렇다고 남는 시간에 하고싶은 일을 할 수도 없다. 이미 하기싫은 일을 억지로 해내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해버렸기 때문에, 핑계같지만 더 이상 내가 하고싶은 일을 생각할 기력도 없다. 어쩌다 하고싶은 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난다. 저 사람은 부모님이 돈을 대줬으니까,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니까 저렇게 살 수 있는거야 하고 여우가 신포도 보듯이 외면한다.

기적같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성공한 스토리도 많지만, 난 어려운 상황 속으로 뛰어들 용기도 없다.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하고싶은 걸 찾아보겠다며 시간과 돈을 낭비할 용기가 없다. 하고싶은 일에 도전해서 금전적으로 안정되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불안정한 프리랜서로 전락(?)한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은, 이 사회의 부적응자로 떠돈다는 것이다. 내집마련, 결혼, 출산은 당연히 못하고 자리잡은 누군가(부모님 등)에게 빌붙어서 연말정산 등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살기 싫어도 계속 이렇게 살 수밖에 없다. 재테크에 성공하여 경제적 자유를 얻는 파이어족이 되고 싶어도 쉽지 않다. 재테크도 결국 기업 경영이다. 돈을 쫓아 비상하게 굴러가는 머리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희망도 없고 답도 없다. 쓰다보니 무기력증이 안생기는 게 이상하다.

세상의 모든 해답이 있는 유튜브에서 답을 찾아봤다. 역시 훌륭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억압된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진짜 하고싶은 일을 찾으라고 말한다. 어느 정신과 의사는 우울한 사람을 상담할 때 그저 묵묵히 들어주기만 하고 조언을 한마디도 안하는 게 좋은 의사라고 한다. 그랬구나, 그래서 넌 어떤 마음이 들었어? 라고 물어보라고 한다. 그러면 나도 몰랐던 복잡한 감정들이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나온다고 한다. 내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면 글로 써보라고 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성취감을 느끼지 못해서 무기력해지는 것 같다. 보통 게임에 빠지는 이유가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일상에서 성취감을 작게라도 매일 느낄 수 있다면 게임 중독에서 벗어날수도 있다. 결국 설거지를 마치거나 내가 맡은 일을 직장에서 잘 끝냈을 때 나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 물론 쉽진 않다. 어떤 사람은 헬스를 통해 몸이 만들어지는 걸 보며 성취감을 느낀다고 하지만, 나는 운동을 하고나서도 성취감보다는 피로감이 더 강하게 든다.

유튜브 속 정신과 의사는 감정이 터지기 전에, 일상에서 매 순간 내 감정을 인지해야 쌓이지 않는다고 한다. 감정을 억압하거나 비하하지 않고 어떤 감정이 들든지 나한테 타당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뇌 안에 짐승이 있으므로, 억누르지 말고 잘 달래줘야 한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하기도 하는 사람이 안정되어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다보니 사람 만나는 게 어려워지고 점점 고립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든 그런 나를 부정하지 말고 인정해야 우울증이 오지 않나보다. 그래도 혼자 자기합리화하는 것보다 남이 내 감정을 인정해줄 때 더 쉽게 해방감이 느껴질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요 수에 집착하나보다.

결론은 내가 어떤 감정이 들더라도, 이런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한거야 하면서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항상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내가 하고싶은 일이 뭔지 계속 찾아봐야 한다. 어느 성공한 가수의 말처럼, 하고싶은 일로 돈을 벌게 되더라도 그 안에는 하기 싫은 일이 90% 정도 같이 딸려온다고 하니까 너무 우울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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