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때 대부분 명품 웨딩밴드와 종로 금반지 사이에서 미친듯이 고민을 하게 된다. 결론적으로는 종로 금반지를 추천한다. 실속만 따지면 그게 훨씬 낫다. 명품반지를 큰맘먹고 샀는데 사자마자 몇달 끼지도 못하고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성격이 활발하거나 많이 돌아다니는 직업이라면 더더욱 반지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치솟는다. 씻을 때마다 반지를 잠시 빼두는 습관이 있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더 솟구친다. 주차장에서 차에서 내리면서 차문에 손을 부딪치며 수백만원짜리 명품반지를 맞춘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잃어버린 사람도 봤다.
그리고 반지를 끼고 생활을 하다보면 스크래치도 많이 난다. 스크래치가 무서워서 반지를 뺐다꼈다 하면 잃어버리려고 작정한거나 다름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종로에서 맞춰라. 저렴하니 잃어버려도 화가 덜 나고, 금반지니까 나중에 되팔아서 현금화할수도 있다. 왜 되파냐고? 돈 보태서 맘에 드는 다른 디자인의 반지를 살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나는 해당이 안되지만 많은 분들이 결혼하고나면 살이 쪄서 반지가 안들어간다고 한다. 그런 경우 종로에서 금반지를 맞췄다면 걱정할 게 없다. 사이즈 조정도 되고 아예 되팔수도 있기 때문이다. 명품반지는 사이즈 조정도 안되고 되팔기도 어렵다.
좀 그렇지만 종로에서 명품반지 카피본도 다 판다. 정 명품반지 디자인을 못놓겠다면 그런 방법도 있다. 사실 그게 제일 실속 챙기는 방법이다. 디자인은 디자인대로 챙기고 금값은 금값대로 챙길 수 있다. 카피가 맘이 불편하면 종로반지 디자인을 끼면 되지만, 확실히 브랜드 반지랑 디자인이 차원이 다르게 차이가 난다. 나는 노카피를 꼈는데 카피로 바꾸고 싶다. 남편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반지를 잃어버렸다. 집에서 잃어버린 것이기를 기원하며 이사갈 때 찾겠지 하고 위안삼고 있다. 그리고 명품반지 했으면 훨씬 더 열받았겠구나 하며 위로 중이다. 처음엔 명품반지를 하려고 했는데 견적이 거의 500에서 천까지 나와서 포기했다. 명품반지도 구경하다보면 결국 비쌀수록 맘에 들기 때문에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다.
명품과 종로 사이에서 타협해서 청담에서 맞추는 경우도 있는데 진짜 비추다. 청담에서 맞추면 결혼한다는 기분만 낼 뿐 종로랑 퀄리티 차이는 없다. 좀 더 고급스럽고 귀하게 대접받는 거 말고는 차이가 없다. 한마디로 기분 내려고 돈을 쓰는 거나 다름없다. 어차피 청담에서도 종로에서 반지 떼온다. 근데 아무래도 종로귀금속시장은 분위기가 그다지 고급스럽지 않기 때문에 청담이 끌릴 수 있다. 그러나 실속만 따지면 청담보다는 종로를 추천한다.
사실 귀한 손님대접은 백화점에서 명품 웨딩밴드를 구경하면서도 얼마든지 질리도록 받을 수 있다.
나는 결혼한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오래된 분들은 결혼반지에 돈을 쓰기보다 차라리 명품백이나 목걸이에 돈을 쓰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목걸이는 살이 쪄도 웬만하면 들어가니까. 그리고 명품백은 힘준 티가 많이 나지만 반지는 허름한 가방을 들고 다니면 사실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명품백은 매년 수십만원씩 가격이 뛴다. 그래서 검정색 기본디자인을 하나 사두는 건 추천한다. 결혼할 때 목돈이 생기니까 명품백 살 여유도 생기지만,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아이도 생기면 그때부터 명품은커녕 저축하기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추가로 티파니 다이아 프로포즈링은 안사길 추천한다. 사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종로에서 사더라도 일단 모든 다이아반지는 절대 환불 불가다. 사는 순간 감가상각 백프로다. 그리고 종로에서 사면 다이아값만 주고 살 수 있지만 티파니에서 사면 브랜드값도 주고 사는 격이다. 티파니에 돈을 갖다바치는 꼴이다. 다이아링 자체는 안해도 상관없지만 굳이 하고싶다면 종로에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이미 남편과 결혼 전부터 경제적 합체를 마친 상태여서 돈아까워서 3부 다이아를 했고 남편은 따로 다이아를 맞추지 않았다. 보통 3부는 신랑 반지용이라고 하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랴~ 촬영 때 하루 끼고 다신 안낄 것을...
그리고 다이아가 엄청 딴딴하기 때문에 가구나 옷을 손상시킬 위험이 커서 데일리로 끼고 다닐 수도 없다. 아이가 생기면 아이에게 상처가 날까봐 다이아는커녕 금반지도 못끼게 된다고 한다. 물론 중요한 날만 끼면 되긴 하다. 결혼했다는 기분도 낼 수 있다. 근데 일년에 한번 낄까말까 하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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