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이 매년 2퍼라고 가정했을 때, 10년이 지날 때마다 대략 20%가 깎인다. 즉 현재 1억원이 있다면 10년 뒤에 그 1억은 약 8천만원 정도가 된다. 똑같은 1억이지만 10년이 지나면 현재의 8천만원과 비슷한 가치가 된다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30년 뒤에는 1억이 5천만원으로 줄어든다. 즉 1억을 현금으로 계속 보유한다면 30년 뒤에는 5천만원 정도의 값어치가 된다.
만약 당신이 30살에 취업해서 열심히 30년간 월 100만원씩 저축한다면 이자수익을 제외하고 원금만 3억 6천만원이 된다. 그리고 그 돈의 현재가치는 30년 뒤에 1억 8천만원 정도가 된다. 30년 뒤 60살이 되어 은퇴한 당신이 월 100만원씩 생활비로 지출할 경우, 연간 1200만원씩 15년을 쓰면 1억 8천만원이 든다. 즉 75살이 되면 모은 돈이 바닥난다. 물론 60살이 된 후에도 물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므로 그것까지 계산하면 더 줄어든다. 게다가 올해 물가상승률은 4퍼가 될지도 모른다고 하니, 그런 변수까지 계산하면 더 줄어든다. 더 절망적인 건, 당신이 꼭 30살부터 취업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60살까지 안잘린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거기다 살다보면 수많은 변수가 생긴다. 가족이 큰병에 걸릴수도 있고 사업에 지장이 생겨 저축은커녕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고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
만약 평화롭게 30년간 100만원씩 저축해도, 75살이면 빈털터리가 된다. 그래서 있는 게 국민연금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도 노후대비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국가에서 강제로 돈을 저축했다가 노후에 돌려주는 것이다. 물론 국민연금이 넉넉한 노후까지 보장해주기는 어렵지만, 일단 노인 백수가 된 상태에서 꼬박꼬박 조금이라도 돈이 생긴다는 건 큰 힘이 된다. 노인이 되면 취업도 안되고 병원비만 나가기 때문이다. 돈 없는 청춘은 그래도 기대해볼 미래가 있지만, 돈 없는 노인은 비참할 뿐이다. 그 비참함을 그나마 덜어주는 게 국민연금이다.
물론 요즘 인구절벽으로 인해 말이 많긴 하다. 30년뒤에 얼마나 세상이 뒤바뀌어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일하고 절약해서 한푼이라도 더 저축하는 것뿐이다. 가뭄을 겪은 나무는 더 깊이 뿌리내려서, 단비가 내릴 때 더 많이 물을 흡수한다고 한다. 지금 절약으로 악착같이 생활비를 줄여놓으면, 나중에 수입이 늘어났을 때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결혼과 출산을 안하고 혼자 살았을 때의 얘기다. 결혼하고 출산하면 온갖 비용이 지출된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예전처럼 저축하기가 힘들다. 적자가 아니면 다행인 수준이다. 그래서 돈 없어서 결혼을 못하고 출산을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다. 당장 내가 비참한 노인이 되게 생겼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까지 책임지겠는가? 거기다 주거비용까지 생각하면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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