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일 때는 아기가 먹이고 재우기만 하면 알아서 쑥쑥 크는 줄 알았다. 애써 아기 붙잡고 있는 엄마들이 유난떠는 줄 알았다. 키워보고나서야 알았다. 아기를 먹이고 눕히기만 하면 발달을 전혀 못한다. 개월별로 적절한 자극을 제공해야 아기들이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 열심히 눈 마주치고 말걸고 웃고 장난감도 바꿔가며 놀아주고 여러 자세들도 엄마가 먼저 잡아줘야 아기도 할 줄 알게 된다. 가만히 눕혀만 놓으면 아기는 아무런 발달도 할 수 없다.
영양공급도 쉽지 않다. 영양제보다 건강한 식단이 훨씬 아기에게 좋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그말은 직접 요리해서 먹여야 한다는 뜻이다. 아아... 요리똥손인 나에게 점점 이유식이라는 시련이 다가오고 있다. 요리 못하니까 대충 시판이유식으로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시판이유식은 베이스죽으로 사용하고 그 위에 각종재료들을 요리해서 토핑으로 얹어주고 원물푸드도 쥐어줘야한다고 한다. 이런... 나의 개꿀 이유식 라이프 꿈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터미타임도 대충 아기 엎어놓고 나는 쉬면 될 줄 알았는데 자리를 뜨면 1분 내로 칭얼대며 아기가 나를 불러서 왔다갔다하는 게 더 힘드니까 결국 아기 옆에서 응원해주고 같이 지켜보게 돼서 되게 기빨리고 피곤하다. 아기랑 놀아주는 거 되게 힘든 일이다. 옆에서 보면 놀고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기가 울지 않게 최선을 다해 하이톤으로 신나는 척하고 있는 거다. 아기 덕분에 잇팁이었던 내가 억지 하이텐션의 달인이 되고 있다. 아기가 우는 게 더 피곤하니까 어쩔 수 없다.
육아는 극한으로 힘들지만 대신 극한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맛에 버틴다.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똑똑하고 착한 것 같은 착각의 늪에 단단히 빠지게 해주는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겪어본 자만이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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