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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저냥 알던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꾸미고 나가느라 피곤했지만 기분전환도 됐다. 결혼식은 동창회로서의 기능도 수행한다. 10대, 20대에 알던 친구들이 30을 훌쩍 넘어 결혼을 하니 아주 오래간만에 보는 얼굴들이 많다. 친구의 결혼을 축하도 해주고, 끝나고 모여서 근황토크도 하는 게 결혼식의 묘미다. 결혼식 끝나고 카페 안가면 왠지 뭐가 빠진 것처럼 서운할 정도다. 오늘도 그랬다. 뷔페를 먹으며 실컷 얘기를 나누고도 모자라 카페로 향했다. 하하호호 웃으며 실컷 수다를 떨고 집에 돌아왔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더 공허해진다. 왜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했던 친구들이 서로 상황이 조금씩 달라진다. 빵빵한 직장과 내집, 배우자, 자식까지 모든 걸 다 가진 사람도 있고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있고 그 중간도 있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 허접한 직장을 가진 친구들이 왠지 씁쓸해하는 게 느껴지고,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다보면 미혼인 친구들이 말이 없어진다. 모두가 좋아할만한 주제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예전에 다같이 여행갔던 일이 그나마 모두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도 이상하게 점점 마음이 공허해진다. 말을 많이 하고 웃으며 떠든다고 해서 꼭 서로 더 단단해지는 건 아닌가보다.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를 만난다는 건 정말 소중한 일이라는 걸 다시한번 느꼈다. 그 자리에서 내 표정이 어떻게 보였을지 모르겠다. 함께 웃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어땠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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