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동산 매매하러 갔다가 전세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 지하주차장과 엘리베이터가 연결돼있지 않고 25년 됐지만 초역세권에 대단지인 아파트를 보러갔는데, 부동산 소장님께 어쩌다보니 한시간 넘게 부동산 특강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
우리의 예산과 상황을 듣고나서 소장님은 매매하지 말고 전세로 가라고 하셨다. 에에에에???? 내가 얼마나 고민하고 내린 결정인데~~??!?하락장일 때 매매 안하고 기다리다가 상승장되면 못살텐데???
만약에 전세살면 하락장일 때 아파트 가격 급락해서 보증금 못돌려받으면 어떡하냐고 하니까 그럼 그 아파트를 내 명의로 하면 되는거라고 심플하게 해결책을 제시해주셨다. 경매에 넘어가도 경매 낙찰금으로 내 보증금을 돌려받을거고, 못돌려받을 정도로 아파트 가격이 무너질 확률도 거의 없지만 혹시 그렇게 돼도 내 명의로 아파트를 사면 그만이라고 하셨다. 오옹? 그러네?? 내가 쓸데없는 걱정을 했구만!
게다가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 - 일명 부읽남 님은 신혼부부는 절대 신축아파트 전세로 시작하지 말라고 했는데, 오히려 소장님은 신축아파트 전세를 살라고 했다. 그래야 아파트 보는 눈이 높아져서 나중에 매매할 때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오잉? 그럼 완전 개꿀인데? 정말 그래도 괜찮은가?? 적은 예산으로 어떻게든 괜찮은 매물 구하려고 낑낑대다가 갑자기 전세 알아보니 너무 수월하게 일이 돌아가는 기분이다. 이래도 되나?
그리고 소장님은, 지금 우리가 알아보는 매물은 한달만 지나도 천만원 단위로 떨어질거라고 단언하셨다. 헐......소장님 아니었으면 오늘 계약할뻔했는데. 왜냐면 다른 소장님은 당장 오늘 계약하자고 난리였고 나도 빨리 이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장님은 앞으로 2-3년은 계속 하락장일거라고, 전세 4년 살고나서 매매하면 된다고 매매 타이밍까지 알려주셨다.
그리고 이제는 서울 구축아파트도 위험하다고 한다. 예전에는 구축이라도 서울이면 안전했는데, 이제는 서울아파트 수요와 공급량이 거의 비슷해서 구축은 경쟁력이 낮다고 한다. 그래서 다들 신축으로 몰리는거고 신축만 가격이 오르는 거였다. 서울아파트도 10년 이내 연식의 1000세대 이상 대단지만 안전하다고 한다. 말도 안돼... 그럼 이미 살 수 있는 게 없는데? 그래도 안전하게 가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부린이인 내가 그동안 답답했던 것들을 다 물어보자 소장님이 술술 다 알려주셨다. 소장님은, 인기매물은 상승장에 더 많이 오르는 대신 하락장에 더 많이 떨어진다고 말해주셨다. 그러니 하락장에 내 아파트 떨어졌다고 슬퍼하지 말고 얼른 갈아타야 한다. 인기매물과의 갭이 적어진 것이니 오히려 조금만 더 보태면 쉽게 갈아탈 수 있는 거니까 말이다.
결국 무주택자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파트 전세 살면서 최대한 하락하기를 기다렸다가 사는 거다. 그래도 10년 이내 1000세대 이상 매물은 힘들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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